요즘 응급입원이나 보호입원, 행정입원 등 정신과 입원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특히 보호병동의 수는 계속 줄어들고 있으며, 정신질환자의 응급 입원조차 수일 이상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정신건강복지센터, 병원, 가족 모두가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 문제는 단순히 병상 수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 수가, 인권, 운영 현실 등 다양한 원인이 얽혀 있는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이 글에서는 정신과 입원이 어려워지는 이유와 보호병동이 줄어드는 원인을 구체적으로 짚고, 현장에서 어떤 문제가 벌어지고 있는지 통계와 사례를 통해 정리하였습니다.
정신과 입원이 어려운 현실
✅ 입원 자체가 어려움
- 보호입원 요건 강화
보호자 2인의 서명과 전문의 2인의 동시적 판단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전문의 2인이 직접 내방하여 진단하기보다는 서면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 응급입원 요건의 까다로움
정신질환 당사자가 자해 또는 타해 위험 행동을 보이다가도 경찰 앞에서는 행동을 멈추고 한결 차분한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경우에는 경찰의 위험성 및 긴급성에 해당되지 않아 응급입원이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정신과 병상 수 감소
2011년 9만 6천 병상이 23년 7만 병상대로 감소하였고 현재는 더 감소하였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 정신과와 내과 문제를 동반한 환자를 받아주는 곳이 없음
- 정신질환문제가 있으면서 당뇨, 간질환, 감염 등 신체적 문제가 있는 경우
- 정신병원 : 내과 진료의 어려움을 이유로 입원 거절
- 종합병원 : 정신과 입원 병동이 없음을 이유로 입원 거절
- 결국 양쪽에서 모두 거절당해 응급실, 거리, 가정에서 방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보호자가 없는 경우, 행정입원도 어려움
- 입원 동의자의 부재로 전원조치가 어렵습니다.
- 생활비 및 병원비 부담 주체의 부재
행정입원 치료비지원 제도가 있으나, 지원 항목 중 제외되는 항목(생활비 또는 비급여 항목 등)은 환자 본인이 부담해야 합니다. 그러나 행정입원의 특성상, 환자 본인이 돈을 지불할 능력이 없는 경우가 많아 병원비 부담으로 인해 병원에서도 행정입원을 꺼리는 곳이 많습니다. - 책임 소재의 회피
행정입원은 당사자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진행됩니다. 이에 당연히 행정입원의 판단은 신중해질 수 밖에 없고 행정적인 과정도 추가됩니다. 그러나 지자체의 책임 회피, 절차의 번거로움, 병원 및 센터의 소극적 대응 등으로 인해 시행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보호병동(정신과 입원 병원)이 점점 사라지는 이유
수가 문제와 병원 경영난
정신과 입원 환자에 대한 건강보험 수가가 낮은 편입니다. 그러나 현재 식비, 인건비 등은 오르는 상태에서 낮은 수가로 버티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에 점차 외래만 운영하는 병원이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보호병동은 24시간 인력을 배치해야 하고 안전 관리, 각종 법적 기준을 충족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적절한 보상체계가 부재한 상황입니다.
종합병원에서의 정신과는 적자인 경우가 많고 민간 정신병원은 수익성의 문제로 점점 입원 병동을 줄여나가는 추세입니다.
환자의 인권문제로 인한 운영의 부담
폐쇄병동은 환자의 중증도가 높고 자타해의 위험이 존재합니다. 이에 폭력 사건을 경험하거나 보호자가 고소할 가능성 등이 증가합니다. 이에 간호사와 의사들의 이직률이 높으며 신규 인력의 유입이 어렵습니다.
정신과 입원 병동이 사라지면 나타나는 문제
- 입원할 병원이 사라지면 대신, 지역사회 인프라(재활시설, 전환시설, 공동생활가정 등)가 많아져야 하는데 아직 우리나라는 인프라가 너무나 부족한 현실입니다.
- 이에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 환자들이 거리로 방황하여 노숙자, 사고, 범죄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게 됩니다. 병원에 입원하지 못한 환자들은 감옥에 수용되거나 이제는 감옥이 더이상 수용할 곳도 마땅치 않아 지역사회에서 방치되는 문제가 생깁니다.
- 자살시도 환자의 경우, 3일간 응급입원을 한 후 타 입원 유형으로 전환되거나 퇴원해야 하지만, 3일간 응급입원을 할 수 있는 병상조차 확보되지 않아 곧바로 퇴원조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살 위험이 높은 상태에서 곧바로 퇴원이 되면 자살의 위험은 더욱 높아질 수 있습니다.
- 입원을 하지 못하니, 그 책임을 가족이 전부 부담하게 됩니다. 치료의 영역을 가족들이 모두 떠안게 됩니다. 돌봄의 문제, 병원 탐색의 문제, 법적인 서류 문제까지 가족들이 부담해야 할 책임감이 지나치게 많아집니다.
누구의 인권을 지킬 것인가?
입원을 어렵게 만든 제도와 감시 체계는 ‘정신질환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병상도, 지역사회도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가장 소외되고 중증인 이들이 오히려 제도의 사각지대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정신질환자, 그 가족, 그리고 의료진 모두가 지속 가능한 치료 시스템 안에서 존중받을 수 있는 방향은 무엇일까요?
참고자료
- 보건복지부, 2024 정신건강실태조사
- 국가인권위원회, 정신의료기관 인권 실태 보고서
-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연구 논문 ‘지역사회 기반 정신질환자 치료연계 실태 및 정책 제언(2023)’
- 한겨레 ‘응급실 서 나흘 대기… 정신질환자는 갈 곳이 없다’, 조선일보 ‘폐쇄병동 대신 거리로… 치료받지 못하는 정신질환자들’